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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교철학의 시작을 알리는 5종의 『조론』 주석서 최초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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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  2023 년 5 월 [통권 제121호]  /     /  작성일23-05-05 14:06  /   조회1,189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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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대종사 열반 30주기 추모 학술사업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에서는 지난 2023년 4월 4일 오후 2시 중앙신도회관 3층 보리수 회의실에서 『조론오가해』(전6권) 완역 출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성철 대종사 열반 30주기 추모 학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조론오가해』 역주 사업은 승조스님의 『조론』과 각 시대를 대표하는 5종의 주석서를 엄선하여 번역하고 주석한 학술서이다. 

 

사진 1. 중앙신도회관에서 열린 『조론오가해』 기자간담회 모습.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은 “우리 시대의 부처님으로 칭송받던 성철 종정(1912~1993) 예하께서는 생전에 『대지도론』과 『조론』을 통해 공사상과 중관사상을 바르게 이해해야 선사상의 정수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강조하신 바 있다고 회고했습니다. 스님은 이와 같은 성철 큰스님의 뜻을 받들어 선사상의 정수를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사상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성철 대종사 열반 30주기를 맞아 수·당·송·원·명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다섯 편의 『조론』 주석서를 선별하여 『조론오가해』라는 이름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사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원택스님은 이번에 출간된 『조론오가해』는 역주자 조병활 박사가 중국 북경대학에 입학한 이후,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15년에 걸친 기다림 끝에 결실을 보게 되어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나아가 스님은 『조론오가해』를 출판함으로써 성철 종정 예하의 열반 30주기를 추모하는 학술사업에 초석을 놓고, 한국의 불교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출간의 의미를 밝혔다.

 

『조론오가해』의 각 권 구성

 

‘조론선집’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이 책은 전6권 1질로 구성된 것으로 후진시대의 승조스님이 집필한 『조론肇論』과 이후 1천 년에 걸쳐 각 시대를 대표하는 5편의 논소를 선별하여 역주한 것으로 각 권의 내용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사진 2.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는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

 

① 제1권 『조론연구』: ‘연구 편’과 ‘역주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구 편’에는 『조론』을 연구한 논문들이, ‘역주 편’에는 후진시대의 승조스님의 『조론』에 대한 우리말 번역과 주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② 제2권 『조론소』: 진나라의 혜달스님이 찬술한 주석서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주석서로 알려져 있는 논소이다. 위진남북조시대의 중국불교에 나타났던 열반학파, 성실학파, 섭론학파, 지론학파 등과 관련된 내용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어 위진남북조시대의 불교를 연구할 때 반드시 읽어야 할 논소로 평가받는다.

 

③ 제3권 『조론소』: 당나라의 원강스님이 삼론학三論學의 입장에서 저술한 주석서로 『조론』에 대한 수많은 주석서 중에서도 최고의 주석서로 평가받는 책이다. 원강스님의 주석서는 불교 경전과 논서의 내용을 인용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고전과 훈고학 서적까지 동원하여 불교사상을 설명하는 것이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④ 제4권 『조론중오집해』: 북송시대 비사스님이 강설하고 정원스님이 집해한 것으로 송대를 대표하는 주석서로 손꼽히는 논소이다. 비록 분량은 다소 적은 편에 속하나 압축적인 내용이 돋보이는 주석서이다.

 

사진 3. 『조론오가해』 책등.

 

⑤ 제5권 『조론신소』: 원나라의 문재스님이 기술한 것으로 원대를 대표하는 『조론』 주석서로 평가받는다. 방대한 불교 전적과 교리에 근거해 『조론』을 풀어낸 책이다. 역주자는 선별된 다섯 권의 주석서 중에서도 굳이 한 권만을 추천하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뛰어난 주석서로 평가받는다.

 

⑥ 제6권 『조론략주』: 감산스님이 자신의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찬술한 책으로 명대를 대표하는 주석서로 평가받는 책이다. 간략한 말속에 풍부한 의미를 담아내면서도 『조론』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 돋보이는 논소로 평가받는다.

 

반야와 중관사상의 요체를 담은 논서 『조론』

 

『조론』은 후진시대의 승조僧肇(384~414) 스님이 반야·중관사상의 요체를 설명하고자 지은 책이다. 이 책은 「반야무지론般若無知論」, 「부진공론不眞空論」, 「물불천론物不遷論」, 「열반무명론涅槃無名論」과 동진의 「유유민 거사의 질문 편지」와 이에 대한 답변인 「승조스님의 답변 편지」 등을 하나로 묶어 편찬한 책이다. 승조스님의 이름인 ‘조肇’ 자와 이치를 논의한 글이라는 의미의 ‘논論’ 자를 결합해 책 이름을 『조론』이라고 붙였다. 

 

1061년 찬술된 『조론집해령모초肇論集解令模鈔』에 따르면 “당나라로부터 북송 때까지 출간된 『조론』 주석서는 20여 종이나 됐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조론』은 중국불교에서 주목받는 저서로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거쳐가야 하는 산과 같았다.

 

사진 4. 『조론오가해』 전질 표지.

 

『조론오가해』는 진나라의 혜달스님에서 시작하여 명나라의 감산덕청스님까지 무려 1천 년에 걸쳐 등장한 무수한 논소 중에서 각 시대를 대표할만한 다섯 편의 탁월한 논소를 선별하여 ‘오가해五家解’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감산스님의 『조론략주』를 제외한 나머지는 주석서들은 일어나 영어 심지어 현대 중국어로도 번역된 바가 없는 최초의 번역으로 공사상과 중관사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학술적 초석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론오가해』의 특징은 ‘현존하는 각 권들의 판본들을 비교·교감하여 내용을 바로잡았고, 한문 원문에도 표점을 모두 찍은 뒤 이를 토대로 역주譯注했다는 점이다. 나아가 각 주석서들이 탄생하게 된 그 시대의 불교적·정치적·문화적 배경을 알 수 있도록 상세한 「해제」를 각 권의 앞부분에 붙여 놓은 것도 『조론』을 공부하는 데 유용한 지침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설명이 필요한 대목에서는 상세한 각주를 달았으며, 본문과 주석서에 등장하는 내內·외전外典의 인용문들의 출처와 근거를 밝혀 입체적으로 『조론』을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중국불교사상사에서 승조의 위상과 『조론』의 영향

 

『조론』을 집필한 승조스님은 중국불교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마라집 스님은 승조스님이 지은 「반야무지론般若無知論」을 읽어보고 “불교경전에 대한 이해와 해설은 내가 그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만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내가 자네보다 못하다.”며 승조스님을 칭찬하고 “공사상을 제일 잘 이해한 사람은 승조”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처럼 승조스님은 구마라집의 반야·중관사상을 계승하여 『조론』을 집필하고 이를 통해 삼론종三論宗이 개창될 수 있도록 사상적 길을 열었다. 나아가 인도사상과 중국사상의 교류 및 범어와 중국어의 회통에 새로운 모범을 개척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조론』은 중국불교사상사에서도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실재론적인 노장철학의 무無·유有 개념으로 유학을 새롭게 해석하며 형이상학적인 논의를 진행하던 위진현학의 물줄기를 성공性空을 통해 공空·유有를 탐구하는 수당불학隋唐佛學으로 돌리는 역할을 했다.

 

『조론』은 또한 후대 중국불교와 중국사상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위진남북조, 당나라, 송나라, 원나라, 명나라 등 매 시기마다 『조론』을 주석한 책들이 나온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불교학과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조론』이며, 고대와 중세 중국사상을 정확히 해독하기 위해서는 『조론』 독해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우익지욱藕益智旭 스님은 각종 경전과 논서들을 열람하고 지은 『열장지진閱藏知津』에서 “중국에서 찬술된 저서 가운데 승조스님, 남악혜사 스님, 천태지의 스님 등의 것이 유일하게 순일하고 순일하다. 진실로 인도의 마명 논사, 용수 논사, 무착 논사, 세친 논사 등의 저술에 비해도 부끄럽지 않다.”며 승조스님을 인도의 마명과 용수 논사와 어깨를 견주는 위대한 사상가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 5. 『조론오가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역주자 조병활 박사.

 

『조론오가해』를 역주한 조병활 박사는 북경대학 철학과에서 「북송 선학사상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중국 중앙민족대학 티베트학연구원에서 「티베트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저서로는 『불교미술기행』(이가서. 2005), 『다르마로드』상·하(랜덤하우스중앙(주), 2005) 등이 있으며 다수의 연구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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