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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 선문정로

저자·역자 강경구 출간일2022.01.25
책정보페이지: 1,016판형: ISBN:979-11-91868-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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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81년에 출간된 성철스님의 『선문정로』는 한국의 수행풍토가 선문의 바른길에서 벗어나 있다는 반성에서 촉발된 법문이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간화선 선사였던 성철스님은 ‘순수한’ 간화선의 수행전통을 바르게 정립하고, 그것을 바르게 실천하는 길을 제시하기 위하여 『선문정로』를 집필하셨다. 저자 강경구 선생은 『선문정로』에 대한 해설서를 쓰기로 마음먹고, ‘성철스님 따라하기’와 ‘성철스님에 대해서 말하기’를 실천하였다. 『선문정로』의 한 문장에서, 쉼표 하나와 마침표 하나에서, 혹은 저 넓디넓은 행간 속에서 스스로 성철스님과 동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되돌아보며 “왜?”, “어째서?”, “이 뭣고?”와 같은 시공을 끊어낸 질문과 긴 씨름을 하였다. 그리하여 ‘돈오원각론頓悟圓覺論’, ‘실참실오론實參實悟論’, ‘구경무심론究竟無心論’으로 ‘성철선’의 3대 종지를 정립하고, 마침내 10여 년에 걸친 『선문정로』 읽기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로 『정독 선문정로』를 펴내게 되었다.

저자소개
저자 : 강경구
동의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도서관장을 맡고 있다. 대한중국학회 회장과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부산불교방송에서 ‘서유기와 불교’를 주제로 라디오 강연을 했으며, 국제신문 종교칼럼(불교)을 집필했다. 저서로는 『두 선사와 함께 읽은 신심명』, 『평설 육조단경』 외 23권이 있고, 논문으로는 「『서유기』 화과산의 불교적 독해」, 「『선문정로』 문장 인용의 특징에 관한 고찰(1,2,3,4)」 등 70여 편이 있다. 교수로서 강의와 연구에 최대한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한편 수행자로서의 본분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감수 : 벽해원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친구 따라 우연히 해인사 백련암에 갔다가 성철스님을 만난 인연으로 1972년 1월 15일 성철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후 백련암을 떠나지 않고 22년 동안 큰스님을 시봉하였고, 성철스님 열반 후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철스님기념사업과 불교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2021년 10월에는 대한불교조계종단의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품수받았다. 현재 해인사 백련암, 산청 겁외사, 부산 고심정사 회주이며, 저서로는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성철스님 임제록 평석』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벽해원택┃『선문정로』의 새 길이 열리다
머리말┃강경구┃바름으로 걸어 바름에 이르는 공부의 제안
일러두기

제1장 견성즉불 見性卽佛
제2장 중생불성 衆生佛性
제3장 번뇌망상 煩惱妄想
제4장 무상정각 無上正覺
제5장 무생법인 無生法忍
제6장 무념정종 無念正宗
제7장 보임무심 保任無心
제8장 오매일여 寤寐一如
제9장 사중득활 死中得活
제10장 대원경지 大圓鏡智
제11장 내외명철 內外明徹
제12장 상적상조 常寂常照
제13장 해오점수 解悟漸修
제14장 분파분증 分破分證
제15장 다문지해 多聞知解
제16장 활연누진 豁然漏盡
제17장 정안종사 正眼宗師
제18장 현요정편 玄要正偏
제19장 소멸불종 銷滅佛種
부록┃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색인┃서명·인명 목록 및 용어 찾아보기

책속으로
원래 선사의 말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수행자 내면의 역학 작용을 염두에 두고 발화된다. 그러므로 선사의 말은 그 말을 듣는 당사자의 입장을 빼 버리면 죽은 말만 남게 된다. 성철스님이 ‘내 말에 속지 말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문정로』는 참선 수행자를 위한 지침서이지 성철스님만의 고유한 사상을 피력하기 위한 철학서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그 각각의 문장들은 수행자를 윽박질러 옳고 그름의 차원을 벗어나게 하기 위한 고함이고 매질이다.

그런 점에서 『선문정로』는 미완성의 책이다. 수행 당사자가 채워야 할 빈칸을 남겨 놓은 과제물이다. 스승의 옆구리를 쥐어박는 기특한 대답들이 이 빈칸을 채울 때 『선문정로』는 완성되는 것이다. 성철스님이 비타협적이고 배타적이라면 모든 조사들도 비타협적이고 배타적이다. 그 가르침이 스스로를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행자의 관념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설된 것이기 때문이다.
---「제1장 견성즉불」중에서

우리의 논의는 성철스님이 숙면일여를 내용으로 하는 오매일여의 실경계를 체험하고, 그것을 투과하는 체험을 하였다는 최초의 진실을 믿는 데서 비롯된다. 그렇지 않다면 『선문정로』의 전체 설법은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다시 문헌적 문제를 검토해 보면 전혀 다른 이해가 일어난다. 우선 성철스님이 옛 문헌을 편의적으로 생략하거나 재구성하여 인용하였다는 점을 살펴보겠다.

성철스님은 자신의 수행과 깨달음이 옛 불조들과 다르지 않음을 확신하는 입장에 있었다. 따라서 문장에 묶이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현대 학문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의 왜곡에 속하지만 옛 한자문화권에서는 흔히 일어났던 일이기도 하다. (중략) 흔히 술이부작述而不作의 핵심이 창작하지 않음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원래 ‘술述’은 옛 사람의 말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심화된 재해석과 새로운 관점의 제시가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성철스님의 문헌 인용은 그런 점에서 술이부작의 전통에 맞닿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제8장 오매일여」중에서

성철스님은 교와 선, 해오와 증오, 돈오와 점수와 같은 모순된 둘을 함께 인정하는 통합론을 거부한다. 그 대신 간화선이라는 용광로에 불교의 모든 수증론을 녹여내고자 한다. 그래서 모든 수증론을 논의의 장에 올리되 그 논의의 끝은 항상 활구참구의 실참을 통한 실오로서의 견성, 즉 구경원각에 대한 강조가 되는 것이다. 실참실오를 주장하는 성철선의 주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제15장 다문지해」중에서

『선문정로』는 그 설법이 부정과 비판과 배격의 언어로 진행되다 보니 이에 대한 논의 역시 옳고 그름을 가리는 논쟁의 방식으로 전개된 감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보조스님을 겨냥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지 수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강력한 부정과 비판과 배격은 예외 없이 수행자의 내면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는 장애를 향한 것이다. 『선문정로』에 정통성의 측면에서 시비를 가려보자는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진정한 핵심은 선수행의 실천을 인도하는 안내서로써의 역할을 지향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옳음과 그름을 가리는 논의의 틀에서 벗어나 이에 대한 적극적 이해와 실천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부록」중에서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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