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큰스님 추모 기사]
성철스님을 생각하며 - 南無性徹大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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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배 / 1996 년 9 월 [통권 제3호] / / 작성일20-05-06 08:32 / 조회7,120회 / 댓글0건본문
목정배(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장/성철선사상연구원장)
1
바람이 무지개 곁으로
스쳐가면서 말하였다
무지개 빛이
왜 이다지도 곱게
빛나고 있느냐고
바람은 숨을 감추면서
무지개여
한낮 동안 환하게 비추고
있음이 무슨 까닭이냐고
무지개가 부사의한
웃음을 지어가면서
저기 저기
묵실로 내려가시오
거기에 가면
움직이는 힘있는 바람이여,
절대로 부동하시오
부동을 넘어선
적멸을 하시오
깨침의 소리가 울려오니
天眞爛漫한 미풍으로
나의 일곱색과
당신의 微動으로
향기를 에워싸야 합니다.
2
하늘은 검고 아득하고
땅은 누르히 단단하니
배워 아는 사람 學而知之이고
과거세 영겁부터
아는 生而知之이니
여기에 오신 분
누구랴 覺而知之 아니랴
하늘 검고 땅 누르다
세돌박이 말하니
이웃 서당 훈장
어찌 되었으랴
3
솔바람 개울물
어느 세상에서
흘러왔는지
고요여 明澄이여
미동 없이 잔잔히
흐르는 물구비에
水晶珠 맑게
얼굴을 내밀며
사람 마음 새 날개
짐승의 울음소리
지리산 대원사에
아득히 묻혀 있어도
여기 不動禪 공부하는
수좌 있으니
하늘 물 바다 산에
아득히 가라앉았구나
4
本來無一物
찾는 마음 있으면
찾는 것마저
煩惱가 아닌가
海 印 大 寂 光
三昧가 고요한데
一物 찾는 사람은
번뇌 알려고
도 로 아 미 타 불
염불하는 연극인가
5
부처는 본래 없는 것
이름 붙여 부처하는 것
철망쳐서 막아가면
거둔 철망 안에도
부처 다시 묶을 수 없어
몇해 동안
長坐不臥 禪인가 見性인가
앉은 자리 누운 자리에
부처 있다고 누구가
말하였는가
앉은 부처 누운 부처
木佛이고 銅佛이고
모두가 形相인데
應無所住하면
而生其心 소식
六祖의 記別인가
6
육조 혜능을
울먹이게 하여
肉邊菜 먹게 하는
律行이 헛것이면
禪, 敎 어디 있느냐
7
조계산에 단풍이
뒹굴고 있으니
저 沙彌 낙엽 주어
책갈피에 넣느냐
普照의 漸修 배우느라
글 찾아 論講하네
조계산의 낙엽은
시절의 因緣이라
色相에 매인 눈빛
깃발인가 바람인가
8
百日法門 千日法門
날짜 엮을 햇수 있나
저기 나무하고 물 긷고
보리밭 매고 상추 거두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길문 열어 주느라고
老婆心 모두 쏟아
萬日 동안 빛난 金剛
백일 동안 獅子吼
中道法門 열어 놓아
佛供法 가르치니
장바닥 아낙네도
화물차 모는 운전수
나라 살림하는 政客들
고등학문 가르치는
저 교수 학자들도
般若 中道 귀의하여
生佛一如 佛供하네
9
話頭 잡아 헤매지 말라
고양이 쥐 잡으려면
壁觀世界 초월하여야
正路의 禪門에
다가서게 된다.
이 말도 着語되니
內外明徹 寤寐一如
한 빛이 다가오면
宇宙法界 환하니
반딧불 밝혀내어
마음깨쳐 갈 길 있는가
한 길에 大道無門
한 걸음에 山河大地
한 소식 모두 받아
장태평 如來光明
10
伽倻에도 겨울 오나
도솔에 내리는 하얀 눈
蓮꽃을 떨게 하네
스님 스님 性徹스님
정말 열반하셨습니까
아니 열반은 西天에
紅爐 이루는 輪台이리
四部衆 함께 모여
茶毘法會 시설하여도
나는 眞如性에
廓徹한 頓悟이니
너희들 어디서
舍利 수습하여
아이고 回心曲 부르는가
부처 頓悟 보살 慈悲
찾아나서려면
白蓮 그늘에서
너 얼굴들 自顔케 하여라
如來는 如如한 빛이고
如去는 如如한 소리이니
오늘 부는 바람아
무지개의 빛 속에서
바람마저 寂滅하여야
涅槃消息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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