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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추모 기사]
창간법어 - 법계중생의 등불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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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  /  1996 년 3 월 [통권 제1호]  /     /  작성일20-07-01 09:01  /   조회9,398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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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慧菴 스님/해인총림 방장

 

伽倻峯巒에 群鶴이 飛翔하고 

紅流溪谷에 獅子가 哮吼로다 

万年碧岩은 屹立蒼天하고

千秋老松은 高聳白雲이로다 

 

戒行嚴然은 僧家에 師表요 

淸白家風은 道人支柱로다 

活句說通은 珠玉熱辯이니 

法界衆生의 無盡法燈이로다 

 

提接學道는 與奪自在하고 

棒喝柱杖은 縱橫無盡하며 

天眞無垢는 人天에 福田이요 

理事無碍는 諸佛之祖로다 

 

生不生兮여 呑却天地하고 

死不死兮여 獨步法界로다 

釋迦不出하고 達磨不來라도 

佛法編在하여 日月放光이로다

 

가야의 산봉우리에 뭇 학이 훨훨 날고 

홍류계곡에 사자가 으르렁거리도다 

만년의 푸른 바위는 푸른 하늘에 우뚝 섰고 

천년의 늙은 소나무는 흰 구름에 솟았도다 

 

계행이 엄중함은 승단(僧團)에 청정한 사표요 

가풍이 청백함은 도인의 지주로다 

산 법문의 설통은 주옥과 같은 열렬한 변론이니 

법계중생의 다함이 없는 법의 등불이로다 

 

도 배우는 사람을 이끌되 주고 빼앗음이 자재하고 

방할(棒喝)의 수단과 주장자 살림에 종횡무진하며 

아무 흠이 없이 천진하니 인천(人天)에 복밭이요 

이치와 사(事)에 막힘이 없으니 모든 부처님의 스승이로다 

 

나도 나지 않음이여, 천지를 삼키고 

죽어도 죽지 않음이여, 법계에 홀로 걷도다 

석가가 나오지 않고 달마가 오지 않았더라도 

불법은 두루 있어 해와 달이 방광을 하네 

 

성철 대종사께서는 무량겁(無量劫)으로부터 일체중생의 본심(本心)이 본디 부처라는 절대성을 가르쳐 주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모든 중생의 절대성은 부처님이 오시기 전이나 오신 뒤에라도 추호도 변함이 없는 진리이며 우주의 근본원리입니다.

 

스님께서는 중생들이 이 무한한 절대성의 보물을 모르고 속아 살고 있기에 각자의 천진불(天眞佛)을 가르쳐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이 절대성의 본심은 평등하여 승속, 남녀노소, 부귀빈천, 유식무식할 것 없이 회광반조의 이 뭣고? 하는 참선을 하면 깨닫게 됩니다.

 

스님께서는 아무리 악하고 선한 중생이라도 부처님과 부모와 스승과 국왕과 집안 어른과 마을 어른과 같이 섬기며 공경하며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서로 싸우고 침해하고 너니 나니 하는 것은 본연의 절대성 원칙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본연성(本然性)을 알고 보면 싸우라고 해도 싸울 수 없고 해치라고 해도 해칠 수 없는 지상낙원이 됩니다.

 

스님의 수행정신과 삶을 널리 알리고 사리탑 건립 불사를 원만히 이루기 위해 『고경』을 창간한다고 하니, 이 불사에 법계중생은 물론 윗집 꼬꼬닭도 아랫집 캉캉 컹컹 짖는 개도 우리 절 목석(木石)들도 모두 함께 동참하여 시작부터 끝까지 아무 어려움없이 원만히 성취하기를 바랍니다.

 

본래부터 모든 부처님과 일체중생은 마치 허공에 이것과 저것의 걸림이 없는 것과 같이 평등합니다. 그러나 제불은 번뇌를 다하여 원명(圓明)한 성품바다에 한가롭게 노닐면서 자유자재하기에 도피안(到彼岸)이라고 하는 것이요, 중생들은 그와 반대로 깨달음을 등지고 탐진치 삼독의 더러운 진흙 속에 빠져 헤매고 얽혀 모두 속아서 생사고해에 윤회하기에 화택(火宅)의 차안(此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일체중생의 다생부모(多生父母)가 밤낮으로 끝없는 고통을 받고 있으니 속히 성불하여 중생계가 다하도록 제도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합시다.

 

남아가 가는 곳마다 고향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객지 근심에 젖었던고 

한 번 할하는 소리로 삼천세계를 다 깨고 보니 

눈 속의 매화꽃이 낱낱이 붉었더라 

男兒到處是故鄕이어 

幾人長在客愁中고 

一聲喝破三千界하니 

雪裡梅花片片紅이로다 

 

喝 一喝 

 

불기 2540년 1월 4일 

海印叢林 方丈 慧 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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