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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빛의 말씀]
동안상찰 선사 『십현담』 강설⑤ - 연교演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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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  2025 년 9 월 [통권 제149호]  /     /  작성일25-09-04 16:02  /   조회65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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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의 미공개 법문 9

 

삼승차제연금언三乘次第演金言

삼승차제로 금언金言을 연설한다 말입니다.

 

삼세여래역공선三世如來亦共宣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역시 삼승차제를 가지고 법문합니다. 그런데, 법문할 때 어떻게 했느냐 하면 

 

초설유공인진집初說有空人盡執

처음에는 유有와 공空을 가지고 법을 설하신다 말이야. 일체가 유有와 공空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유有·공空을 설하시는 것이야. 그런데, 유有·공空을 가지고 설하니까 사람들은 유有·공空이 실제로 있어서 설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유有와 공空에 집착해 버린다 말입니다.

 

사진 1. 낡은 누더기 한 벌 걸치고 해인사 염화실 앞에 서 계신 성철스님.

 

후비공유중개연後非空有衆皆捐

그러니까 그 뒤에는 공空과 유有를 다 떨어 버리라고 말하거든? 공도 아니고 말이지 유도 아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거든. 유有도 무無도 다 버려라. 유무에 집착을 버려라.

 

용궁만자의방의龍宮滿字醫方義

용궁만자龍宮滿字는 화엄대교華嚴大敎를 말하는 거야. 화엄대교를 용수보살이 용궁에서 가져왔다고 해서 용궁이라 하는 거고, 만자滿字다 하는 것은 원만한 교敎라 말입니다. 『화엄경』을 원만교圓滿敎니 원교圓敎니 만교滿敎니 그 전에 그렇게 말했어. 용궁만자의방의龍宮滿字醫方義, 용궁의 원만한 교의敎義가 다 원교圓敎요 구경究竟이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비방祕方일 뿐이다 말입니다. 약방문藥房門이요, 노정기路程記일 뿐이지 실제 약藥은 아니다 이것입니다. 결국은 치료실과 같은 소리야. 용궁의 원만교의라 하더라도 깨치게 하는 약방문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것입니다.

 

학수종담이미현鶴樹終談理未玄

학수종담鶴樹終談이라는 것은 부처님이 열반할 때 하신 최후 법문을 말합니다. 부처님께서 학수鶴樹(주1)에서 열반했거든? 쌍림雙林에서 열반涅槃하시면서 설한 『대열반경大涅般經』이 바로 이 최후 법문입니다. 교敎에서는 『화엄경華嚴經』이나 『법화경法華經』 또는 『열반경涅槃經』을 최후 법문으로 말하거든? 그런데, 앞에서 화엄·법화를 약방문이라 했고, 다시 이제 학수종담鶴樹終談 즉, 『열반경涅槃經』도 자성自性에서 보면 참 자성이 아니다 말입니다. 말에 있어서는 상당하지만 결국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요, 약방문이라 말입니다. 

 

그렇게 놓고 보면 앞에서 유有·공空을 말하지만 유와 공에 집착하지 않도록 유·공을 떨어 버리라고 말하였고, 용궁해장龍宮海藏이나 학수종담鶴樹終談, 즉 화엄이나 법화·열반 이것이 다 일승종一乘宗이지만 혹 이것이 불교의 전체 아니겠나 하고 오해할 수 있거든? 그러나 그것은 실제에 있어서 이것들은 모두 비방秘方일 뿐이야. 약방문, 노정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이야. 그와 같은 것만으로는 다시 살아날 수 없습니다. 참으로 다시 살아나려면 깨쳐야 된다 말입니다. 깨치게 되면 글만 쫓아갈 필요가 없게 됩니다. 글은 방편일 뿐이지 구경은 아니야.

 

진정계중재일념眞淨界中纔一念

자기자성自己自性이 본시 청정한데, 청정한 본성자리를 진정계眞淨界라 하거든? 그런데, 이 진정계에 홀연히 한 생각이 일어나 버렸다 이 말입니다.

 

사진 2. 쌍림열반상 부분도(송광사 영산전 팔상도, 1725, 국보), 사진: 서재영.

 

염부조이팔천년閻浮早已八千年

염부閻浮 사바세계가 벌써 팔천 년이나 지났더라 이 말입니다. 결국 사실에 있어서 용궁해장龍宮海藏이니 삼승차제三乘次第니 학수종담鶴樹終談 이것도 전체가 다 자기 혼자서 하는 꿈 얘기일 뿐이지, 실제 불교가 아닙니다. 홀연히 한 생각이 일어날 때 결국은 무명세계가 벌어지고, 중생과 부처가 벌어지는 것이거든. 이것들은 염부 사바세계를 고치기 위한 비방秘方일 뿐이지 실제 약은 아닙니다. 부처라는 것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실제 부처가 있는 것은 아니거든? 병이 낫고 나면 약은 필요 없는 것 아니야? 

 

삼승분교三乘分敎라 하는 것도 그와 마찬가지인데, 중생이 분명히 자기 혼자서 꿈을 꾸고 있거든. 그 중생을 낫게 할 비방, 약방문, 노정기이지 실제 약은 아니다 그 말이야. 실제 약이 뭐냐 하는 것은 여러 번 얘기 했으니 더 얘기 안 해도 안 되겠어?

 

演敎연교

삼승차제연금언 三乘次第演金言

삼세여래역공선 三世如來亦共宣 

초설유공인진집 初說有空人盡執 

후비공유중개연 後非空有衆皆捐 

 

용궁만장의방의 龍宮滿藏醫方義 

학수종담이미현 鶴樹終談理未玄

진정계중재일념 眞淨界中纔一念 

염부조이팔천년 閻浮早已八千年 

 

삼승의 차례로 불법을 연설하시니

삼세의 여래께서도 역시 그렇게 설하셨네

처음에 유有와 공空을 설하시니 모든 사람이 다 집착하더니

나중에 공도 아니고 유도 아니라 하시니 모두 다 버리네.

 

용궁 속에 가득한 경전들은 모두 의사의 처방전 같은 것이지만

사라쌍수에 이르러 마지막 말씀하셨지만 진리는 드러내지 못하셨네

진실하고 청정한 세계에서 잠깐 한 생각을 일으켜도

사바세계에서는 벌써 팔천 년이 지나가네.  

 

<각주>

(주1) 부처님이 열반하신 쿠시나가르에 있는 숲의 이름. 부처님께서 이곳에 있는 사라쌍수 아래에서 마지막 설법을 하고 난 후 입멸하시자 나뭇잎이 모두 말라 죽어 흰빛으로 변한 모습이 흰 학들이 모여 있는 것같이 되었다고 하여 학림鶴林이라 하였다. 팔상도에 쌍림열반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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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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