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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빛의 말씀]
동안상찰 선사 『십현담』 강설⑧ 회기迴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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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  2025 년 12 월 [통권 제152호]  /     /  작성일25-12-04 13:36  /   조회48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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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의 미공개 법문 12   

 

회기라! 기틀을 돌린다고 해도 괜찮고, 돌려준다고 해도 괜찮고, 경계에서 한 바퀴 빙 도는 셈이야.

 

열반성리상유위涅槃城裏尙猶危

 

공부하는 근본 목적은 해탈解脫에 있습니다. 대열반大涅槃을 증득한다는 이것이 근본이거든? 그렇지만 선가禪家에서 볼 때는 열반성리涅槃城裏도 상유위尙猶危라, 열반성리涅槃城裏도 오히려 위태로운 곳입니다. 안정처安定處가 못 된다 그 말입니다. 열반이 좋다고 열반을 취했다가는 결국은 그것이 입지옥入地獄, 지옥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딴 데 지옥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지에 있어서 영원한 안식처가 못 된다 이것입니다. 열반성리涅槃城裏를 부숴 버린 것입니다.

 

맥로상봉물정기陌路相逢勿定期

 

맥로상봉陌路相逢이라 했습니다. 공부를 해서 열반성涅槃城을 증득한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맥로상봉은 어떠하냐 말입니다. 맥로상봉陌路相逢이라는 것은 길 가다가 턱 만나듯이, 눈 깜짝할 사이에 확철대오廓撤大悟한 것을 말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여래지如來地에 들어가 버리는 그것은 어떠하냐 이것입니다. 그것도 몰록이지만, 물정기勿定期라 했습니다. 그것도 마칠 기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니다 말입니다.

 

사진 1. 성철스님(해인사 대적광전).

 

권괘구의운시불權挂垢衣云是佛

 

그러면 부처라는 것은 과연 어떤 물건이냐? 결국 우리가 견성見性해서 성불成佛하는 게 목적 아닙니까? 그런데, 권괘구의운시불權挂垢衣云是佛이라 했습니다. 권權이란 것은 방편 즉, 거짓이라는 말이거든? 방편으로, 다 떨어진 때 묻은 옷을 턱 걸어 놓고 이것이 부처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입니다. 절집에서 모시는 부처라는 것도 이렇게 보는 것입니다. 사실 모두 다 꿈에서 꿈 장난하는 것입니다. 부처를 세운다고 세워 놓은 것이 부처는 아닙니다. 중생과 다름없고 오히려 축생만도 못하기도 합니다. 

 

각장진어부명수卻裝珍御復名誰

 

각장진어卻裝珍御, 도리어 좋은 보배를 갖고 장엄을 해 놓고, 부명수復名誰, 그건 누구라 해야 되겠느냐? 각장진어를 좋다고 칭찬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권괘구의權挂垢衣한 그것을 부처라 하지만 부처가 못 되는 것이고, 각장진어卻裝珍御 즉 좋은 옷을 입혀 장엄해 놓는다면 그건 또 누구라 해야 하느냐 말입니다. 이것은 각장진어를 부숴 버리는 소리지 추앙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이것은 공부를 해야 알 수 있습니다. 말만으로는 모르고, 입도 뗄 수 없는 것입니다. 말만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저 아주 최후에 거기 가서 하는 소리입니다. 

 

목인야반천화거木人夜半穿靴去

 

나무로 만든 장승이 밤중에 신을 신고 떠~억 가거든? 목인이 어찌 가는가? 내가 전에 그런 얘기 안 했습니까? 석녀가 출가하고 목인이 장가간다고 말입니다. 「증도가證道歌」 강설할 때 목인방가木人放歌 석녀기무石女起舞, 나무 장승이 노래 부르고 석녀가 춤을 춘다는 그런 얘기 했거든? 목인야반천화거木人夜半穿靴去, 나무로 만든 사람이 밤중에 신을 신고 달아난다는 말입니다.

 

사진 2. 남장사 석장승.

 

석녀천명대모귀石女天明戴帽歸

 

석녀石女, 돌로 깎아 만든 여자는 하늘이 밝아오는 새벽에 대모귀戴帽歸, 모자를 쓰고 떡 돌아옵니다. 하나는 신을 신고 달아나고, 하나는 모자를 쓰고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이것도 아주 깊은 뜻이 있습니다. 

 

만고벽담공계월萬古碧潭空界月

 

억천만겁에 언제든지 밝아 있는 달이, 푸른 못에 저 하늘의 달이 훤하게 비쳐 안 있나 말입니다. 

 

재삼노록시응지再三撈漉始應知

 

재삼노록再三撈漉, 두 번 세 번 건져보고 걸러본다는 것입니다. 록漉은 거를 록 자인데, 달을 희롱한다는 소리입니다. 두 번 세 번 건져보고 나니 시응지始應知라, 비로소 알겠더라. 그런데, 어떻게 알겠더라 하는 건 깨쳐봐야 알지, 피상적으로 말로만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노록撈漉은 달을 희롱하고 만지고 어루만지고 한다는 것입니다. 

 

사진 3. 물속의 달을 건지려는 원숭이. 사진: AI 생성 이미지. 

 

만고벽담공계월萬古碧潭空界月, 공중의 달을 원숭이가 암만 거머쥐려고 해도 거머쥘 수 있는가? 또, 물에 비친 달을 거머쥘 수 있나? 그런데, 일부 『벽암록』 해설에 거머쥘 수 없다고 나와 있는데, 거머쥘 수 없다고만 단정하면 영원히 근본적으로 틀려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천태天台, 청량淸凉 화엄華嚴하고 나서 「증도가」할 때, ‘경리鏡裏에 간형견불난看形見不難이나 수중착월水中捉月 쟁염득爭拈得, 거울 속의 형상 보기는 어렵지 않으나 물속의 달을 붙들려 하나 어떻게 잡을 수 있으랴?’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거와 비슷하긴 한데, 또 그 자리만도 아닙니다. 그만 그래 놓고, 대강 말만 그런 줄 알면 됩니다. 나중에 실지 깨친 뒤에 하는 소린데, 깨치지 않고 눈먼 봉사가 암만 들여다본다고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분양선소汾陽善昭(947~1024) 같은 분은 우리 임제 정맥의 유명한 큰스님인데, 나중에 크게 깨쳤거든? 그래 네가 무엇을 깨쳤나 이랬더니 이 게송을 말했습니다. 만고벽담공계월萬古碧潭空界月, 재삼노록시응지再三撈漉始應知라. 난 이걸 깨쳤다 이것입니다. 그만큼 저 깊은 곳에서 하는 소리니까 피상적으로만 봐서는 안 되고, 바로 깨쳐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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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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