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반야]
진광불휘,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페이지 정보
담계 이주용 / 2021 년 4 월 [통권 제96호] / / 작성일21-04-05 10:11 / 조회8,630회 / 댓글0건본문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원나라 만송행수(萬松行秀, 1166-1246)가 편찬한 『종용록從容錄』에 나오는 말씀이다. 진정한 빛, 즉 광명光明은 명암明暗을 초월한 빛이기에 속된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 흔히 ‘진수무향眞水無香 진광불휘眞光不輝’라고 하는데, 참된 물은 향기가 없고 참된 빛은 반짝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조화造花는 색깔은 화려하나 향기가 없고 ‘진짜 꽃[生花]’은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가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마르지 않으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진짜 금은 도금할 필요가 없듯이[眞金不鍍], 깊이 있는 사람은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아도 숨김 속에서 아름다운 빛이 난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법안문익의 생애와 일체현성一切見成의 개오
중국선 이야기 54_ 법안종 ❶ 중국은 당조唐朝가 망한 이후 북방에서는 오대五代가 명멸하고, 남방에서는 십국十國이 병립하는 오대십국의 분열기에 들어서게 되었고, 이 시기에 남방에…
김진무 /
-
붓다, 빛으로 말하다
밤하늘 남쪽 깊은 은하수 속, 용골자리 성운은 거대한 빛의 요람처럼 숨 쉬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적외선 눈은 그 안에서 막 태어난 별들의 울음과 죽음을 준비하는 거대한 별의 고요한 숨을 …
보일스님 /
-
‘마음 돈오’와 혜능의 돈오견성 법문
보리달마菩提達磨는 인도에서 건너와 중국에 선법禪法을 전한 초조로 알려져 있다. 이후 중국 선종은 『능가경』에 의거하는 달마-혜가慧可 계열의 선 수행 집단인 능가종楞伽宗, 선종의 네 번째 조사[四祖]…
박태원 /
-
저팔계의 짐과 숲속 환상의 저택
저팔계의 얘기를 좀 더 해야겠다. 『서유기』에 익숙한 중국인들은 손오공 다음으로 저팔계를 사랑한다. 그 사랑의 이유는 좀 다르다. 손오공은 눈앞의 고난을 식은 죽 먹기로 처리한다. 그래서 손오공은 …
강경구 /
-
일몰
한지, 금속, 스테인리스 스틸, LED조명, 150*160*40cm.전영일(2015)
고경 필자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