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손가락 사이]
사월역(沙月驛)*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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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2020 년 3 월 [통권 제83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9,274회 / 댓글0건본문
꽃은 낙타가 되어
모래 위를 걷는다
죽기 전 부처를 찾아 서녘으로 간
당신을 태우고
히말라야 산정을 넘는
철새에 매달려
당신은 우수수 꽃처럼 지는데
모래를 비추는 달빛 위로
달빛이 지는데
이제 그만 돌아오세요
큰 코 다쳐요
부처를 버리고 그냥 오세요
어차피 꽃도 모래고, 부처도 모래자나요
모래를 밟고 모래를 넘어오세요
이래도 한 송이, 저래도 한 송이
당신이 당신을 사랑해야 피는 꽃에게
백팔배, 삼천배를 하세요
오늘 막차를 타고
낙타가 사월역에 내린다
그리울수록 그리운 자가 자꾸 사라지는
사막 위를
당신이 당신을 찾아 걷는다
* 대구 수성구의 지하철 역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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