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및 특별기고]
선문의 정로를 바로 보인 간화선의 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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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 필자 / 2023 년 11 월 [통권 제127호] / / 작성일23-11-04 21:52 / 조회4,034회 / 댓글0건본문
특집 | 성철대종사 열반 30주기 추모 학술대회 : 치사
진우스님•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근현대 한국불교는 조선의 억불정책과 개항 이후 일본불교의 영향이 중첩되면서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해방과 더불어 지난 50여 년에 걸쳐 진행된 불교의 근대화라는 꿈은 청산해야 할 과거사로 전락한 것입니다.
이에 시절 인연이 도래하면서 등장한 성철 대종사는 ‘부처님 법대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뜻있는 이들과 함께 봉암사 결사를 단행하셨습니다. 정법에서 벗어난 근대불교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한 파사현정의 깃발을 높이 드신 것입니다. 이는 한국불교가 지향해야 할 길을 제시하고 조계종의 초석을 설계하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1967년 종립 해인총림의 방장에 추대되어 ‘백일법문’을 통해 중도의 길을 제시하면서 화합과 공존의 법문을 통해서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이 낳은 대립과 갈등 그리고 불교정화운동 이후 교단의 분열을 씻어내려는 감로의 대설법이 되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6대·7대 종정으로 추대되면서 열반하실 때까지 우리는 ‘본래부처’임을 설파하면서 개인개인의 자각과 수행의 완성을 한결같이 독려하셨던 것입니다.
돌아보니 성철대종사께서 열반에 드신 지 어느 덧 삼십년이 흘렀습니다. 한 세대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르침은 여전히 우리들의 삶의 지남指南이 되고 있습니다. ‘인유고금人有古今이언정 법무하이法無遐邇라’고 하신 선인들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사람은 옛과 지금이 있지만 법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는 까닭입니다.
퇴옹 대종사의 가르침을 현창하기 위하여 30년 동안 해마다 추모행사와 학술행사를 개최하고 불교학 진흥을 위하여 퇴옹학술상을 제정했으며 법어집 11권을 출판 보급했습니다. 그리고 <선림고경총서> 37권 편찬과 함께 전산화된 자료를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하여 사부대중이 전법傳法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 이하 성철문도회의 공덕을 높이 찬탄하는 바입니다.
현재 한국불교는 밖으로는 탈종교화 현상에 따른 신도수 감소, 안으로는 출가자 감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고자 조계종은 전법에 모든 종단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37대 총무원 집행부는 ‘K명상 대중화’를 통해 명상을 통한 전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간화선의 대종장으로서 선문의 정로를 올바로 제시하신 성철대종사의 안목이 다시금 재조명받는 시절입니다. 오늘 발표와 토론을 통하여 큰스님의 수행과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전법의 원력을 새롭게 다지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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