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반야]
진광불휘,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페이지 정보
담계 이주용 / 2021 년 4 월 [통권 제96호] / / 작성일21-04-05 10:11 / 조회9,135회 / 댓글0건본문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원나라 만송행수(萬松行秀, 1166-1246)가 편찬한 『종용록從容錄』에 나오는 말씀이다. 진정한 빛, 즉 광명光明은 명암明暗을 초월한 빛이기에 속된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 흔히 ‘진수무향眞水無香 진광불휘眞光不輝’라고 하는데, 참된 물은 향기가 없고 참된 빛은 반짝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조화造花는 색깔은 화려하나 향기가 없고 ‘진짜 꽃[生花]’은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가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마르지 않으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진짜 금은 도금할 필요가 없듯이[眞金不鍍], 깊이 있는 사람은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아도 숨김 속에서 아름다운 빛이 난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히말라야를 넘나들었던 신라의 순례승들
2001년 케룽현에서 4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종까마을에서 국보급 가치가 있는 고대석각古代石刻이 발견되어 중국 고고학계를 흥분시켰던 일이 있었다. 바로 〈대당천축사출명〉이란 비문(주1)이다. 이 …
김규현 /
-
대화엄사의 약사여래 마하연
화엄華嚴은 ‘꽃 화華’와 ‘엄숙할 엄嚴’이 만나 이루어진 말로, 온 세상이 한 송이 거대한 꽃처럼 피어나는 진리의 장엄함을 뜻합니다. 직역하면 이러하지만 화엄이라는 말 속에는 존재의 우주적 깊이와 …
박성희 /
-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光陰莫虛度]
중국선 이야기 56_ 법안종 ❸ 법안종을 세운 문익은 청원계를 계승한 나한계침羅漢桂琛의 “만약 불법을 논한다면, 일체가 드러나 있는 것[一切現成]이다.”라는 말로부터…
김진무 /
-
신라 말의 정치적 혼란과 선법의 전래
태안사 ❶ 태안사泰安寺는 전라남도 곡성군谷城郡에 있다. 죽곡면에서 태안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태안사 계곡으로 접어들어가면 동리산桐裏山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정종섭 /
-
명종대 선교양종의 복립을 둘러싼 갈등
태종대부터 중앙 정치 무대에서 불교의 권한은 지속적으로 축소되었다. 세종대까지 국가 공인의 종파는 7종에서 2종(선종과 교종의 양종)으로 축소되었고, 국가 관리의 사원 역시 242사寺로 제한되었다가…
이종수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