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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언제 평양가고 금강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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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  2019 년 2 월 [통권 제70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5,061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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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 스님 | 발행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있은 후 불교관계의 여러 미디어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북쪽의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 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했는데 언제쯤 금강산 성지순례가 이뤄질 거라고 조계종 민추본 본부장 스님은 예견하십니까?” 하는 물음의 전화들이었습니다. 작년 4.27 판문점선언이 있은 뒤 만나는 스님들마다 ‘언제 평양갈수 있느냐?’라고 물어 지금까지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제 또 ‘금강산에 언제 가느냐?’라는 질문에 시달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쪽의 발표는 있었지만 금강산 성지순례가 언제 이루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앞으로 제2 북미회담의 성과를 보고서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려봐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자신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난생 처음으로 구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신년사 전체는 13,000자 올해 신년사 전체는 12,807자였고, 지난해는 남북관계에 2,655자 북미관계에 736자였는데, 올해는 남북관계에 2,231자 북미관계에 2,210자로,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과 북미관계 대목이 전체의 1/3을 차지했다고 어떤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신년사는 육성으로 30여 분간 중계되었는데 이중 약 60%는 사회주의 건설을 강조한 경제관련 메시지에 할애됐고, “자립경제”라는 용어가 7번이나 등장하고 전력과 물자동원 군수공업을 포함한 민생경제 확립과 함께 간부들의 부정부패 근절도 강조하며,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우리가 들고 나가야할 구호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 개혁 추진에도 방점을 찍고 “근로자들이 자각적 열의와 창조력을 최대한 발동할 수 있도록 관리 방법을 혁신하고 경제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기업체들이 경영활동을 원활하게 해나갈 수 있게 기구체계와 서업체계를 정비해야한다.”라고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인민의 행복을 위한 거창한 대건설 사업들을 통 크게 벌려야합니다.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나 삼지연군을 산간문화도시의 표준, 사회주의 리상향으로 훌륭히 변모시키며,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와 새로운 관광지구를 비롯한 우리시대를 대표할 대상건설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하여야합니다.”고 강조하면서 다방면으로 국내의 현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지도 방침을 밝혔습니다.
대남 문제를 정리해 봅니다.

 


① 조선반도에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를 열어놓으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담아 채택된 4월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분야 합의서는 북남사이에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 시킬 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으로서 참으로 중대한 의의를 가집니다.


 

② 북과 남이 평화번영의 길로 나가기로 확약한 이상 조선반도 정세긴장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외세와의 합동군사 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력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입니다.

 


③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련계 밑에 조선 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④ 당면하여 우리는 개성 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습니다.
대남관계에 대해서 더 많은 언급이 있습니다만 위 4항으로 각 언론의 의견을 종합해 보았습니다. 번호는 소납이 임의로 붙였습니다.

 

 

금강산 신계사

 

 

한편, 2008년 금강산에서 관광객 피살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천안함 사건’으로 2010년 5월24일 ‘5.24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북측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을 전면 불허, 남북교역 중단, 국민의 방북불허, 대북신규투자금지, 대북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개성공단이 폐쇄되어 남북 민간교류가 지금 단절된 상태에 있습니다.

 


신년사에 보이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재개 등의 표현에는, 남쪽이 제재 돌파 등 노력을 기울려 달라는 압박성 촉구의 의미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 됩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유엔 대북제재 등으로 교류협력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남쪽에 제재해제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요청한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제재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은 핵·미사일 개발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조건없는 재개를 약속했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모두 김 위원장의 손을 떠난 사안입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재개를 위해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해제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유엔은 대량살상무기(W.M.D)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벌크캐시(대량현금)의 대북유입(2013년 2087·2094호)은 물론 식료품, 기계류, 전기기기를 북한에 직간접적으로 공급, 판매, 이전하는 것을 금지(2017년 2393호)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이를 알면서도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언급한 것은 제재완화에 미국이 힘을 써달라는 의미로 읽힌다고 합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재개는 국제제재를 어기지 않고는 풀 방법이 없는 사안으로 트럼프 미대통령이 꿈쩍하지 않는 만큼 우리에게 제재를 풀어보라는 것”이라며, “제재를 해제하는데 우리가 미국을 설득하도록 앞장서게 만드는 것으로, 김 위원장으로서는 꿩 먹고 알 먹는카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재개는 북미관계가 진전되고 제재가 풀리지 않고선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6.12 조미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데로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립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입니다.”라고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김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의 길에 더욱 통 크게 판단하고 실천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 활짝 피어
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릴 때

우리 모두 금강산 관광길, 성지 순례 길에 오르게 되기를 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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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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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백련암에서 성철스님과 첫 만남을 갖고, 1972년 출가했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조계종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도서출판 장경각 대표, 부산 고심정사 주지로 있다. 1998년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1999년 제10회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환경조형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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