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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 스님의 화두 참선 이야기]
싯다르타의 외도 수행과 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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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승  /  2014 년 4 월 [통권 제12호]  /     /  작성일20-05-29 14:23  /   조회5,242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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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는 여행 중에 생각지 못한 기쁜 소식을 듣습니다.

 

태자가 홀연히 출가한 뒤 석가족에는 전쟁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답니다. 석가족의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적인 사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석가족 상가는 다시 회의한 결과, 전쟁을 하기 전에 먼저 대표단을 선출하여 협상을 해보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대표단이 콜리야족과 협상하니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합니다. 이리하여 일촉즉발의 전쟁의 공포는 사라지고 평화가 회복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싯다르타도 곧 듣게 됩니다.

 

그래서 싯다르타는 다시 고민합니다. 자신이 출가한 중요 동기 중 하나가 해결되었으니 가족과 부족에게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생로병사와 갈등과 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안을 찾아 계속 정진할 것인가?

 

싯다르타의 고민은 곧 끝납니다. 비록 석가족의 전쟁 위기가 평화로 끝났지만, 언제든지 갈등과 전쟁은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쟁은 갈등의 일부이고, 전쟁보다 오히려 갈등이 더 많았지요. 국가, 민족, 인종, 계층, 종교, 심지어 부부와 형제 등 가족 사이에도 갈등은 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생로병사라는 근원적인 문제도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싯다르타는 확실한 대안을 찾을 때까지 구도행을 계속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당대 최고 사상가들을 찾아가기로 하고 길을 떠납니다.

 

싯다르타의 외도(外道) 수행

 

당시 인도에는 수많은 사상가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 사람이 유명했는데, 바로 알라라깔라마와 웃다까라마뿟따입니다. 두 사람은 오랜 명상을 통해 높은 경지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따르는 많은 제자들과 함께 사원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싯다르타는 먼저, 알라라깔라마를 찾아가서 물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가르칩니까?”

“고통스러운 윤회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가르칩니다.”

“저도 가르침을 받아 지혜를 얻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내가 터득한 지혜의 최고 경지는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입니다. 먼저 계행을 지키고 조용한 곳에서 선정을 닦으면 도달할 수 있습니다.”

 


석가출산도 

 

싯다르타는 제자가 되어 스승의 지도를 받아 열심히 선정을 닦아 멀지 않아 그 경지에 도달합니다. 그리하여 무소유처의 선정에 들면 모든 번뇌가 사라져 마음이 고요하고 평안해졌습니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스스로 살펴보니 뭔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즉, 선정에 들면 마음이 평안해졌지만, 깨어나면 여전히 번뇌가 일어나 초조와 불안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스승에게 묻습니다.

“저는 선정 삼매를 똑똑히 체험했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런데 제 안에는 아직도 늙음과 질병, 그리고 죽음의 공포는 그대로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더 가르쳐 주실 것이 없는지요?”

“그대처럼 뛰어난 수행자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그대와 나 사이엔 아무런 차이도 없습니다. 이것이 내가 도달한 최고의 경지입니다. 같이 교단을 이끌어 나갑시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알라라 스승에게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판단하고 그곳을 떠납니다. 그리고는 다른 유명 사상가인 웃다까라마뿟따를 찾아갑니다.

“당신은 무엇을 가르치십니까?”

“나는 모든 고통의 해탈을 가르칩니다. 해탈이란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경지인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을 말합니다.”

 

싯다르타는 그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수행하자 오래지 않아 비상비비상처정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에 완전한 평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승에게 묻습니다.

“더 높은 경지의 지혜는 없습니까?”

“이것보다 더 높은 깨달음은 없습니다. 이것이 완전한 깨달음이고 해탈입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는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경지에 ‘나’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만약 ‘내가 없다’면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야 합니다. 또 ‘내가 있다’면 그건 여전히 분별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분별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목석과 같은 존재일 겁니다. 그러니 분별이 있다면 아직 번뇌에 물들어 있음이니 해탈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싯다르타의 예리한 질문에 스승은 답을 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도달한 최고 선정과 지혜는 이것뿐입니다. 그대의 지혜는 참으로 놀랍군요. 이 교단을 함께 이끌어 갑시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여기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그는 영원한 해탈을 원했으니까요.

“당신은 거친 번뇌는 끊었지만 미세한 번뇌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 해결했다고 스스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한 번뇌는 다시 자라나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나’라는 관념을 완전히 없애야만 진정한 해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싯다르타는 스승을 떠나 새로운 구도의 길을 찾아 나섭니다.

 

고행(苦行)을 하다

 

싯다르타는 당시 인도에서 최고의 사상가 두 사람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들이 가르치는 최고의 경지까지 체득했지만, 영원한 행복을 성취하지 못하자 그들을 떠나 새로운 길을 모색합니다.

 


석가 고행상

 

그때 만나게 되는 것이 5인의 고행(苦行) 수행자였습니다. 5인의 수행자들은 싯다르타를 보자 그 위의에 압도되어 스승으로 모시겠다며 겸손하게 행동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싯다르타는 5인의 고행 수행자들과 함께 고행을 시작합니다. 고행을 통해 몸을 혹독하게 단련하면 정신이 깨달아 해탈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싯다르타의 고행은 자발적이었으며, 혹독했습니다. 끼니는 걸식으로 시작하여 점차 식사량을 줄여 하루에 한 끼, 이틀에 한 끼 식으로 줄여 나가 마침내 보름, 한 달에 겨우 한 끼를 합니다. 그것도 겨우 야생 식물의 열매나 뿌리로 연명을 했습니다. 또한 고행 동안 스스로 몸에 고통을 주기 위해 몸을 씻지 않아 온몸에 때가 끼고 오물이 붙어 악취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카락과 수염도 깎지 않았습니다. 그의 옷은 완전히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밤에는 노천에서 낮에는 숲속에서 지냈습니다. 우기나 햇볕이 강렬한 날에는 햇볕 속에서 몸을 혹사시켰습니다. 고행이 계속되는 수 년 동안 싯다르타는 얼굴은 겨우 가죽이 붙어 있는 해골처럼 되었고, 몸은 갈비뼈가 튀어 나오고 뱃가죽은 등뼈에 달라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인간이 호흡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고행을 싯다르타는 체험하였습니다.

 

그러하기를 무려 6년 가까이 했지만, 싯다르타 내면의 번뇌와 괴로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싯다르타는 이 고행조차 영원한 행복의 길이 아님을 자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싯다르타는 또 다시 깊은 사색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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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서 20여 년간 종무원 생활을 하다가 고우 스님을 만나 성철스님 『백일법문』을 통독하고 불교의 핵심인 중도에 눈을 뜬 뒤 화두를 체험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불교인재원에서 생활참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유튜브 생활참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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